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이런 모습을 마주합니다.
성과는 분명 괜찮은데, 팀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무거워지는 경우입니다. 사람들은 말을 아끼고, 일 잘하던 좋은 인재들부터 조용히 빠져나갈 준비를 합니다.
그럴 때 흔히 “요즘 사람들은 너무 까다롭다”거나 “요즘 세대는 참을성이 없다”는 말로 상황을 넘겨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늘 그 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정말 사람이나 세대의 문제라면, 왜 어떤 조직에서는 사람들의 표정이 밝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까요? 왜 어떤 리더 주변에서는 말이 살아 움직이는데, 어떤 곳에서는 침묵만 가득할까요?
오래전부터 이 질문이 늘 마음 한편에 남아 있었습니다. 예전에 유튜브 채널 〈조승연의 탐구생활〉에 올라온 사이먼 시넥(Simon Sinek)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도 그 고민이 다시 떠올라 생각을 정리해보게 되었습니다.
유능한 사람보다 무서운 것은 ‘믿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보통 빠르게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해 성과를 내는 능력을 두고 리더십이 좋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무 현장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겪으며 부대껴보니, 팀을 무너뜨리고 약하게 만드는 것은 당장의 성과 부족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신뢰가 깨지면서 시작되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진짜 문제였습니다.
성과가 뛰어난 사람보다 함께 일하기 더 어려운 사람은, 성과는 좋은데 도무지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반대로 당장 눈에 띄게 화려하지 않아도 묵묵히 믿음을 주는 동료는 조직을 조용히 지탱하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됩니다.
“탁월한 성과를 내지만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은 팀의 독(Toxic)이 됩니다. 최고의 팀이 찾는 인재는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등 뒤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입니다.”
사이먼 시넥이 미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의 사례로 설명했듯, 생사의 갈림길에 서는 진짜 강한 조직이 가장 경계하는 사람도 바로 ‘성과는 높은데 신뢰가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결국 리더십의 첫 번째 조건은 화려한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동료들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입니다.
앞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뒤에서 버텨주는 사람
리더십은 “내가 너보다 위에 있다”거나 “내가 이만큼 잘났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네가 안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나는 네 등 뒤에서 든든하게 받쳐주겠다.”
이 두 가지는 겉보기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일지 몰라도, 그 안에서 매일 숨 쉬며 일하는 팀원들이 느끼는 공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조직의 분위기가 무너지는 순간은 대부분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심리적 안전지대’가 사라졌을 때입니다.
틀릴 자유가 사라지고, 한 번의 실수로 모든 평가가 끝난다는 차가운 공기가 감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을 감추고 말을 하지 않는 순간, 조직의 혁신과 성장은 그 자리에서 멈춰 섭니다.
이것은 결코 특정 세대의 나약함이나 개인 성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의 공기가 안전한가의 문제입니다.
사람이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신뢰의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리더가 가장 먼저 만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토대라는 것을 현장에서 끊임없이 배웁니다.
사람은 자신의 이유(Why)를 위해 움직입니다
사람들은 단순히 리더의 지시나 회사의 목표만을 위해 진심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그 일의 본질적인 이유(Why)를 스스로 납득할 수 있어야 비로소 주도적으로 움직입니다.
이 일이 내 삶과 성장에 의미 있는 한 부분이 되는지, 아니면 그저 하루를 버티며 월급을 받아 가는 수단에 그치는지의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갈립니다.
리더의 진정한 역할은 일일이 명령하고 통제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동료들이 일 속에서 각자의 이유를 찾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심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든든한 울타리와 안전망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편히 숨 쉴 수 있도록 만드는 힘
오랫동안 사람과 조직, 그리고 리더십을 고민하며 제 마음에 깊이 남은 정의는 하나입니다.
“리더십은 나를 드러내는 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편히 숨 쉴 수 있도록 만드는 힘이다.”
진짜 리더는 자신이 돋보이는 무대를 만들지 않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긴장을 내려놓고 온전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따뜻한 쉼터이자 단단한 발판이 되어줍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리더십을 마음에 품고 계신가요?
그리고 지금 여러분이 속한 팀은, 동료들이 솔직한 생각을 편안하게 꺼내놓고 숨 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인가요?
조직과 사람, 그리고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잔잔한 생각을 남겨주는 사이먼 시넥의 대담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