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배우다 #14] “그냥 좋아서”: 영화 《마이클》이 일깨워준 이유 없는 몰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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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영화 《마이클(Michael)》이 개봉했을 때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사실 영화관에 가기 전만 해도 머릿속에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았습니다. 그가 젊은 시절 출연했던 뮤지컬 영화 《더 위즈(The Wiz)》와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까지 떠올리며, 일과 성장에 빗대어 나름의 질문과 의미들을 짚어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면서, 미리 준비했던 여러 생각들이 무색해졌습니다.

복잡한 의미 부여보다 훨씬 단순하고 분명한 감정 하나만 남았습니다.

그냥,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좋았습니다.

어릴 적 그의 음악에 열광했던 순수한 기억, 이유 없이 멜로디와 춤이 좋았던 그 시절의 떨림이 러닝타임 내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


그 시절의 감정을 다시 만난 시간

영화라기보다는 마이클의 공연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절로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당일에 바로 다시 한번 예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짙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스크린 속 마이클의 삶은 단순히 화려한 무대로만 채워져 있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잭슨 파이브 시절, 너무 일찍 세상의 무게를 짊어져야 했던 그 어린 모습을 보며 왠지 모르게 안쓰러워 가만히 보듬어주고 싶었습니다. 청년이 되어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의 길을 스스로 걸어갈 때는 마음 깊이 진심 어린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정상의 자리에 오른 뒤에도 높은 곳에 안주하기보다 낮은 곳을 바라보고, 아이들을 아끼며 평화를 노래하려 했던 그의 태도는 여전히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무대 위에서 보여준 극단적인 완벽주의와 몰입에 감탄하면서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홀로 감당해야 했을 외로움과 치열함이 가슴 한구석을 먹먹하게 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와이프가 무심코 건넨 한마디가 그날의 모든 감정을 가장 명쾌하게 정리해 주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은 태어날 때부터 그냥 마이클 잭슨이었던 것 같애.”

정말이지 그는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영원한 ‘팝의 황제’였습니다.


왜 우리는 늘 이유를 먼저 찾으려 할까

돌아보면 우리는 일터에서도, 일상에서도 많은 것에 습관처럼 의미와 이유를 덧붙이려 합니다.

왜 이 일이어야 하는지,

왜 이것을 좋아해야 하고 어떤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지,

어떤 분석과 설명이 뒤따라야 하는지.

하지만 그날의 영화는 그런 모든 설명보다 늘 앞서 존재하는 가장 원초적인 마음을 다시 일깨워주었습니다.

“그냥 좋아서 좋아했던 것.”

어릴 적, 우리가 무언가에 흠뻑 빠져들었을 때 거기에는 거창한 명분이나 치밀한 계산이 없었습니다. 어쩌면 사람이 만들어내는 가장 순수하고 강력한 에너지는 논리적 설명이 아니라, 가슴이 먼저 반응했던 그 솔직한 끌림 속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계절이 바뀌어 초가을의 문턱에서 그날의 기억을 다시 곱씹어 봅니다.

복잡한 해석과 생각들로 머릿속이 분주해질 때마다, 이유 없이 온 마음을 쏟아부었던 그 시절의 순수한 감각을 잊지 않고 기억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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