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배우다 #13] 밖에서 찾던 답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마이클 잭슨의 발자취에서 만난 《오즈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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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 마이클 잭슨의 삶을 다룬 영화 《마이클(Michael)》을 찾아보며 그의 음악과 지난 시간들을 찬찬히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그의 자취를 더듬어가다 마이클 잭슨이 스무 살 무렵 출연했던 뮤지컬 영화 《더 위즈(The Wiz)》를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흑인 배우들이 출연해 도시적 감각으로 새롭게 풀어냈던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였습니다.

그 호기심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작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까지 다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마주친 이야기였는데, 오히려 《오즈의 마법사》가 건네는 물음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습니다.


마법 구두를 신고도 돌아가지 못했던 도로시

도로시는 집으로 돌아갈 힘을 처음부터 발에 신고 있었습니다.

노란 벽돌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도로시에게는 돌아갈 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도로시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위험하고 낯선 길을 끝까지 다 걸어간 뒤에야 비로소 집으로 돌아옵니다.

돌아갈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 신발에 깃든 힘이 온전히 자기 것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길에서 만난 친구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혜가 부족하다고 여겼던 허수아비는 길을 걷는 내내 좋은 생각으로 친구들을 위기에서 건져냅니다.

따뜻한 마음이 없다고 믿었던 양철 나무꾼은 실수로 작은 벌레 한 마리를 밟고도 마음 아파 눈물을 쏟을 만큼 이미 다정한 사람이었습니다.

겁이 많아 늘 움츠러들던 사자 역시 두려움 속에서도 위험이 닥칠 때마다 맨 먼저 친구들 앞을 막아섰습니다.

그들이 에메랄드 시티의 마법사에게 간절하게 바랐던 것들은, 밖에서 누군가 건네준 새로운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다들 이미 자기 안에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던 것들이었습니다.


내 것임을 알아보기까지 걸리는 시간

우리가 일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이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거나 풀기 어려운 문제 앞에 서면, 우리는 자주 내 결핍부터 떠올립니다. ‘아직 내 실력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밖에서 검증된 정답이나 더 좋은 툴을 찾아와야 하지 않을까’ 조급해하며 시선을 밖으로 돌리곤 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많은 순간, 답이 없어서 헤맸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내 안에 있었지만 아직 스스로를 온전히 믿지 못했거나, 이미 가능했는데도 그것을 감당할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던 순간들이 더 많았습니다.”

“답은 네 안에 있다”는 말보다, 그 답을 정말 내 것으로 알아보기까지는 저마다 부딪히고 겪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훨씬 더 깊이 와닿는 이유입니다.


나는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가

영화와 이야기들을 되짚어보며 자연스레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밖에서 무언가를 채우려고만 하다가, 정작 이미 내 안에 있던 가능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업무 현장에서 매일 동료들과 부딪히며 크고 작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밖에서 가져올 완벽한 해법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안에 쌓여 있는 경험과 진심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 질문 하나만큼은 오래 마음에 남겨두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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