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배우다 #8] 지시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함께 날고 싶은 사람: 《탑건: 매버릭》의 다크스타가 묻는 리더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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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매버릭》에는 마음에 깊이 박히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영화 초반, 매버릭이 극초음속 시험기 ‘다크스타’를 타고 마하 10에 도전하는 장면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일하는 태도와 리더십의 본질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일 원래 계획된 테스트는 마하 9였지만, 사업 폐기를 막기 위해서는 계약상 최종 목표였던 마하 10을 증명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무인기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려는 케인 제독이 프로젝트를 중단시키기 위해 기지로 직접 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제독이 도착해 명령을 내리는 순간, 팀이 수년간 쏟아부은 땀방울은 그대로 폐기될 위기였습니다.

매버릭은 제독이 기지 문턱을 넘기 직전 서둘러 헬멧을 쓰고 조종석에 오릅니다.

상부의 지침을 거스르는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그에게는 누구보다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비행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인 비행의 가치를 믿고 밤낮으로 고생해 온 동료들의 시간과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결단이었습니다.


“프로세스를 따랐는가”보다 “왜 하는지 알고 있는가”

결과는 마하 10 돌파, 기체 폭발, 그리고 기적 같은 생환으로 이어집니다. 영화적인 연출을 걷어내고 보더라도, 제 눈에는 그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가(Why)’를 가장 분명하게 알고 있는 사람으로 보였습니다.

우리가 일하는 현장도 비슷합니다.

프로젝트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정해진 프로세스와 규칙을 잘 지키고 있는가?”를 따지는 목소리는 많습니다. 티켓의 상태를 변경하고, 보고 양식을 채우고, 일정에 맞추어 마일스톤을 찍는 일에 몰두합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지금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점차 잊혀집니다.

규정과 절차를 빈틈없이 따르고 있을지는 몰라도,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목적의식을 잃은 채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다면 그 비행은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프로세스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따르게 만드는 리더와 함께 날고 싶게 만드는 사람

다크스타의 조종석에 오른 매버릭의 모습은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관리자의 태도와 전혀 다릅니다.

그는 안전한 지휘 통제실에 앉아 팀원들을 독려하거나 책임을 미루지 않았습니다. 가장 불확실하고 위험한 자리에 스스로 먼저 올라섰습니다. 지상의 엔지니어들이 그의 무모해 보이는 비행을 묵묵히 지원했던 이유도, 그것이 권위를 앞세운 지시가 아니라 일에 대한 진정성과 오랜 신뢰에서 나온 행동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직급과 권한을 내세워 사람들을 억지로 따르게 만드는 리더가 있습니다.

반면, 일의 본질을 스스로 붙잡고 먼저 움직이며 ‘저 사람과 함께라면 나도 기꺼이 날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만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을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강압적인 규칙이 아니라, 리더가 직접 보여주는 행동과 책임감에서 나옵니다.


당신의 프로젝트는 무엇을 위해 이륙하고 있습니까

효율과 성과, 그리고 빠른 속도만을 강조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주 본질을 놓칩니다. 새로운 방법론과 도구를 도입해 일정을 단축하는 데만 급급하다 보면, 정작 이 일이 고객과 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잊어버리곤 합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스스로에게 더 정직하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근거로 이 바쁜 일정과 실행을 이어가고 있습니까?

정해진 보고와 마감에 쫓겨, 일의 진짜 가치와 목적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그 방향이 정말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할 순간에, 그저 익숙한 관성대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습니까?

진짜 리더는 단순히 가장 먼저 출발 신호를 외치거나 속도를 재촉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가 왜 이 자리에 모여 비행을 시작했는지 그 목적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사람입니다.

동료들과 함께 일의 의미를 나누고, 끝내 함께 날고 싶게 만드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모두가 가슴에 품어야 할 리더십의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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